안녕하세요. 저는 중3 학생입니다.초1부터 중1 때까지 피아노를 배워왔고, 지금은 취미로 혼자 치고 싶은 곡들을 치고 있습니다.피아노를 7년 동안 배웠고 체르니40 절반 정도까지했지만 배운 기간만큼 잘하지는 못합니다. 전문적으로 클래식 입시를 준비한 것도 아니고, 재즈 피아노를 쳐본 적도 없습니다.그리고 악보를 빨리 읽지 못하고, 박자가 복잡한 곡은 바로바로 치지 못합니다. 코드도 많이 알지 못하고요.지금부터 시작하기엔 많이 늦은 걸까요? 상위권 대학을 바라지는 않지만, 실용음악 쪽으로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후 취업이 정말 잘 안 돼서 극소수를 빼고는 거의 음악을 접고 다른 쪽으로 취업한다고 들었습니다. 음악으로 무조건 성공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먹고 살 만큼은 벌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음악에 특별히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좋아하고, 하고 싶은 마음만 있는 것 같아요. 피아노를 칠 때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어요.만약 입시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다면, 지금 다니고 있는 공부 쪽 학원은 끊어야 할 것 같은데, 혼자 인강으로 공부하면 대학 갈 정도는 가능할까요?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 많이 걱정이 됩니다..제가 정말 하고 싶고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학원을 알아보는 게 맞겠죠?. 요즘에는 빨리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합격하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그런가요? 그리고 피아노는 다른 악기들보다 경쟁률이 더 높은 편인가요?현실적으로 조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남자이고, 피아노를 네 살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예고 입시를 준비할 때는 하루 15시간씩, 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연습만 했습니다.
레슨은 당시 교수님께 주 3회, 회당 10만 원씩 받았고, 주말마다 콩쿠르에 나가 항상 입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예고에 합격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저는 상위권이 아닌 ‘중간 정도’ 성적에 머물렀습니다.
예고 3년을 마친 후 서울의 음대에 수시로 합격했고, ‘인서울’이라는 성취를 이룬 만큼 음악가로서 길이 열릴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음대를 졸업했지만 이 정도 실력으로는 음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피아노는 다른 악기에 비해 경쟁이 훨씬 치열합니다. 현악이나 관악 전공자들은 오케스트라나 단체에 들어갈 기회라도 많지만, 피아노는 그런 자리조차 극히 적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서도 피아니스트는 한두 명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자리를 얻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와 같습니다.
결국, 피아노는 취미로 즐기기에는 훌륭한 악기지만, 뒤늦게 전공으로 삼아 생계를 이어가려 한다면 상당히 험난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중학교 이후에 시작해서 전문 연주자를 목표로 한다면 그 길은 거의 가시밭길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다만, 지금부터라도 하루에 최소 15시간 이상, 쉬는 날 없이 꾸준히 연습할 각오가 있다면 시작해도 됩니다. 그만큼 피아노 전공의 길은 냉정하고 치열하기 때문에, 각오와 헌신이 없다면 버티기 어렵습니다.